[인터뷰] 김태우 대구시의회 건설교통위원장, “말보다 결과…시민이 ‘동네 좋아졌다’ 느끼게 하겠다”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신공항 같은 큰 사업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시민들은 오늘도 버스를 기다리고, 주차할 곳을 찾고, 앞산터널로를 지나며 통행료를 냅니다. 그 문제도 의회가 해결해야 합니다.”

김태우 대구시의회 건설교통위원장(수성구5)이 바라보는 ‘건설교통’은 거대한 개발사업에만 머물지 않는다.

김태우 대구시의회 건설교통위원장 [사진=대구시의회]

통합신공항과 K-2 후적지, 도시개발처럼 대구의 미래 지도를 바꾸는 사업에서부터 아파트와 재개발, 도로와 주차장, 버스와 도시철도까지 시민의 하루 대부분이 건설교통위원회의 영역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16일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이를 “아침에 집을 나서서 다시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시민들이 마주치는 도시환경 대부분을 다루는 위원회”라고 표현했다.

기초의회에서 출발해 재선 대구시의원이 된 그는 제10대 대구시의회 전반기 건설교통위원장을 맡아 시민의 주거와 교통, 도시개발과 신공항 현안을 다루게 됐다.

그는 “큰 사업만큼 버스를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집 주변에 주차할 곳이 있는지, 오래된 동네의 생활환경이 나아지는지도 중요하다”며 “시민들이 실제 생활에서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의정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대표적인 생활교통 문제로 꺼낸 것이 앞산터널로 통행료다.

그는 앞산터널로를 상인동과 파동·지산·범물지역을 연결하는 사실상의 생활도로로 규정했다.

김 위원장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하루 약 5만대가 이용하고 승용차 기준 편도 통행료는 1700원이다.

단순 계산으로 평일 출퇴근 때 왕복 이용하면 하루 3400원이다. 한 달 20일만 이용해도 6만8000원이다.

김 위원장은 “출퇴근이나 자녀 통학 때문에 매일 이용하는 가정에는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며 “우선 다자녀 가정의 통행료를 감면하고 상시 이용 시민에게 정기권이나 할인제도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범안로 무료화에 따른 재정 여건 변화도 함께 살펴 중장기적으로 앞산터널로 통행료를 단계적으로 낮출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특히 이를 저출생 정책과도 연결했다.

“거창한 지원만 저출생 대책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 매일 다니는 도로에서 몇천원이라도 부담을 덜 수 있다면 그것도 생활 속 정책입니다. 시민이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정책이 나를 배려하고 있구나’라고 느낄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지방의원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김태우 위원장이 대구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단체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구시의회]

김 위원장의 책상 위에는 생활교통과 정반대 규모의 현안도 놓여 있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다.

김 위원장은 신공항 문제를 놓고 “이제 추진방식을 둘러싼 논쟁만 계속할 때가 아니라 사업을 실제로 다시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존 기부대양여 방식이 대구시의 재정 부담과 부동산 경기 상황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힌 만큼 추경호 대구시장이 제시한 국가사업 전환 역시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전제가 있다.

“추진방식을 바꾼다는 이유로 신공항이 또 늦어져서는 안 됩니다.”

김 위원장은 “국가사업 전환에 필요한 법 개정과 재원, 예상 사업기간을 기존 방식과 냉정하게 비교해야 한다”며 “이미 진행된 계획과 보상 준비 가운데 이어갈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공항 건설만 떼어놓고 접근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광역철도와 도로 등 접근교통망, 이전지역 지원, K-2 후적지 개발을 동시에 준비해야 공항 개항이 실제 지역 산업과 일자리, 생활권 변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구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역시 최근 신공항과 관련해 국비 지원과 사업 추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김 위원장은 “의회에서도 대구시에 구체적인 사업 정상화 로드맵과 일정표를 요구하겠다”며 “중앙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필요한 법적·재정적 지원이 마련될 수 있도록 의회가 해야 할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건설경기와 주택시장에 대해서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미분양을 줄이려면 공급을 조절해야 하지만 공급을 지나치게 틀어막으면 지역 건설업체와 협력업체, 현장 근로자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대구는 미분양, 특히 준공 후 미분양이 쌓이면서 지역 건설업체와 협력업체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금은 과잉공급을 막으면서 지역 건설산업의 기반도 지키는 균형 있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규 주택 공급은 실제 수요와 미분양 추이를 보면서 조절하고, 준공 후 미분양은 정부와 LH의 매입제도를 활용해 시장 부담을 덜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동시에 공공공사를 적기에 발주하고 지역업체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한편 하도급 대금과 근로자 임금 지급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건축·재개발 역시 무조건 속도를 높이자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사업성이 있고 주민 수요가 충분한 사업이라면 불필요한 행정 지연을 줄여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주택시장 안정과 지역 건설산업 보호를 함께 놓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우 위원장이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이전 정부지원 촉구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대구시의회]

김 위원장이 특히 강조한 또 하나의 화두는 ‘30년 된 도시’다.

지산·범물지역만 해도 공동주택 노후화와 함께 주차난, 교통혼잡, 생활편의시설 부족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따라서 노후 아파트 한두 곳을 새로 짓는 방식에서 벗어나 도로와 주차장, 공원, 복지시설까지 생활권 전체를 함께 정비하는 방향으로 도시정책이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파트만 새것으로 바꿨는데 도로는 그대로이고 주차장은 부족하고 공원이나 복지시설도 없다면 주민 입장에서 도시가 좋아졌다고 느끼기 어렵습니다. 이제는 동네 전체를 놓고 봐야 합니다”

교통정책 역시 같은 관점이다.

김 위원장은 철도 소외지역을 줄이고 버스와 도시철도를 편리하게 연계할 수 있도록 도시철도망과 대중교통체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 정치 문제에서는 자신의 경험을 꺼냈다.

영남대학교 총학생회장을 거쳐 지방정치에 입문한 그는 수성구의원과 대구시의원을 거치며 “지방정치야말로 시민의 삶과 가장 가까운 정치라는 사실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청년 정치 무관심 문제에 대해 가장 먼저 꺼낸 말은 의외로 “청년을 탓하지 말자”​였다.

“정치가 청년들의 취업과 주거, 결혼과 육아 같은 현실적인 고민에 제대로 답하지 못한다면 관심이 멀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청년들에게 왜 정치에 관심이 없느냐고 묻기 전에 정치가 청년에게 어떤 답을 줬는지 먼저 돌아봐야 합니다”

단순히 선거 때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고 했다.

청년이 직접 정책을 제안하고 자신이 낸 의견이 실제 조례나 정책으로 만들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어야 정치 참여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올해 1월 지역 청년 대표들과 RISE 사업 관련 간담회를 열어 지방자치단체·대학·학생 간 소통과 청년정책의 실효성 등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그는 “의회가 대학과 청년단체를 직접 찾아가야 한다”며 “정책간담회와 청년 참여 통로를 더 넓히고 정치에 관심 있는 청년들이 출신이나 경력 때문에 주저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역할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태우 위원장이 대구도시개발공사 사장 인사 청문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구시의회]

1991년 지방의회가 다시 문을 연 지 35년.

김 위원장은 지방의회의 역할도 이제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처럼 지역 민원을 전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예산과 정책을 검증하고 도시의 미래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한이 커진 만큼 책임과 전문성도 커져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인터뷰 말미 자신의 임기 마지막 날 받고 싶다는 평가를 묻자 거창한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내가 사는 동네가 조금 더 편리하고 살기 좋아졌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신공항처럼 대구의 미래를 좌우하는 사업은 큰 틀에서 꼼꼼하게 챙기고, 시민이 매일 부딪히는 주거와 교통 문제는 현장에서 하나씩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큰 사업의 구호보다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느끼는 작은 변화가 중요합니다. 신공항도 제대로 움직이고, 앞산터널로를 매일 이용하는 시민의 부담도 덜어주는 의회가 돼야 합니다. 말보다 결과로 평가받는 건설교통위원장이 되겠습니다”

/대구=이창재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