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도 노리는 ‘보수 심장’ 대구…김부겸, 독배 들까 [런치정치]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대구 수성갑에 출마한 김부겸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 되자 기뻐하고 있다. (사진 출처=뉴시스)

‘보수의 심장’ 대구를 놓고 정치권이 벌써부터 후끈합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선 “대구도 우리가 먹는다”(박지원 의원)는 말까지 나옵니다. 국민의힘이 ‘절윤 논란’과 계파 갈등으로 자중지란에 빠진 틈을 타, 정청래 대표는 지난달 27일 취임 이후 두 번째 대구를 찾았죠. 보수 텃밭까지 흔들어보겠다는 구상인 겁니다.

민주당이 승리 카드로 고려하는 인사, 단연 김부겸 전 총리입니다.

“보수 인사들 ‘대구서 김부겸 나오면 돕겠다’ 해”

민주당 내에서 김부겸 전 국무총리 차출론이 솔솔 나오고 있습니다. 경북 상주 출신에 대구에서 초·중·고를 나온 데다, 2016년 총선 당시 민주당 간판으로 대구 수성갑에서 득표율 62.3%로 압승한 이력이 있죠.

지난 2월 대구일보의 ‘차기 대구시장 적합도 조사'(다자조사)에서 김 전 총리는 28.7%를 기록하며 추경호(19.4%), 주호영(14.1%) 의원 등 국민의힘 유력 주자들을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습니다.

채널A 뉴스 캡처 (대구일보 여론조사)

민주당 내부에선 “김 전 총리가 나오면 대구에서 구청장, 군수까지 선거 판이 훨씬 더 활력을 띨 것”이란 기대도 나오더라고요. 민주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대구에서 국민의힘에 대한 신뢰가 4년 전보다 훨씬 약해졌다”며 “상대가 김부겸이라면 보수 성향 사람들도 ‘내가 돕겠다’고 나서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이해찬 상가서 ‘출마’ 설득 이어져

사실 김 전 총리는 문재인 정부 총리를 지낸 후 정계 은퇴 의사를 밝힌 바 있습니다. 현재 경기도 양평에서 조용한 노후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측근들에게 ‘김 전 총리 출마 가능성’을 묻자 “출마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안다” “질 줄 알면서 또 나가라는 건 가혹한 희생”이라는 답이 돌아오더라고요. 최근까지 출마 의중을 물었다는 한 여당 관계자는 “김 전 총리는 ‘후배들이 뛰어야 되는 게 맞지 않나’라는 생각이 강하다”며 “직접 선수로 뛰기보단 뒤에서 후원자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최근 복당한 송영길 전 대표는 오늘(5일) “대구에 갔을 때 ‘본인이 싫다는데 왜 그렇게 추대하자고 하느냐’, ‘우유부단한 사람에게 왜 이렇게 의존하느냐’고 했다”(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며 ‘김부겸 차출론’에 회의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죠.

하지만 대구 정가에선 기류가 변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옵니다. 지난 1월 이해찬 전 총리의 별세가 계기가 됐다는 겁니다. 김 전 총리가 상주 역할을 한 빈소에서 여러 여권 인사들이 ‘출마 요청’을 했고, ‘민주 진영의 거목’을 떠나보내며 김 전 총리도 자신의 역할을 더 고민하게 됐다는 후문입니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부겸 전 총리(왼쪽부터)가 지난 1월 27일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해찬 전 총리 빈소에서 조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민주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연말엔 김 전 총리 출마 가능성을 10% 미만으로 봤는데 지금은 50% 정도”라며 “이해찬 전 총리의 별세 이후 국가와 지역에 대한 ‘역사적 마지막 소명 의식’이 깊어진 것 같다”고 했습니다.

TK 통합법, ‘레드카펫’인가 ‘족쇄’인가

민주당 내에선 김 전 총리 추대 방식을 놓고도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상호 전 대통령 정무수석은 어제(4일) “만약 김 전 총리 역할이 꼭 필요하다면 지도부가 ‘나와 달라’고 무릎 꿇고 빌어야지, 언론에 흘리는 방식으로 요구하는 건 부담도 되고 불쾌할 것”(KBS 라디오 ‘전격 시사’)이라고 했는데요.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당 지도부와 여러 인사들이 다각도로 물밑 접촉을 이어가며 ‘삼고초려’를 넘어 ‘오고초려’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정치권 일각에선 ‘대구·경북(TK) 통합법’ 처리가 지연되는 배경을 두고 김 전 총리 출마와 관련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됩니다. “김 전 총리가 만약 출마하면 대구만 가지고는 한번 해볼 만하다고 생각하는데, 경북까지 들어오면 어렵지 않느냐는 (계산이 깔린 것 같다)”(주호영 국민의힘 의원, 오늘 KBS 라디오 ‘전격시사’)는 겁니다.

하지만 민주당 복수 관계자들은 되려 “대구 경북이 통합돼야 김 전 총리가 나올 명분이 더 생기는 것 아니냐”고 말합니다. “통합 특별시가 갖는 상징성 때문에 김 전 총리에게 읍소할 명분도 더 커질 것”이라고요.

이런 상황 속에서도 김 전 총리는 여전히 “숙고 중”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보수의 텃밭에 민주당 깃발을 꽂으라’는 ‘독배’를 과연 받아들일까요. 그의 선택이 이번 지방선거의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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